한국에서 주로 소를 팔기 위해 시장에 가기전 악덕업자들이 소의 무게를 늘리기 위해 억지로 소에게 물을 잔뜩 먹인다는 유쾌하지 않은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한국에서만 듣던 이야기가 이곳 미국에도 있다. 옛날 소를 팔러 가는 상인들이 소금으로 절인 마른 풀을 미리 소에게 잔뜩 먹이면 소들은 갈증이 나서 몸이 퉁퉁 붓도록 물을 많이 먹는다고 한다. 방법론으로 보면 한국 소의 억지로 먹인 물보다는 조금 더 지능적이라 나아 보이지만 소에게 물을 먹인 상인의 마음은 동서고금 하나의 이유이다. 소가 실제보다 더 살찌게 보임으로써 소를 기본 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파는 것이다. 이때 소에게 ‘바람을 넣다’, ‘부풀게 하다(inflate)’에서 생겨난 단어가 인플레이션이다.

작년초 우리는 디플레이션 이나 스테그플레이션이란 달갑지 않은 경제 공부를 했었다. 그러나 헤어 스타일도 장발 유행 뒤에는 삭발하는 유행이 오듯 이제는 디플레이션의 반대인 인플레이션에 대하여 대비할 차례이다. 경제는 경제인이나 알면되고 난 상관없이 열심히 일하기만 해도 되는 자급 자족시대의 사고 방식에서 언제까지나 머무를수만은 없다.

경제도 미리 알아야 집을 지금 살지 팔지 아니면 융자를 더 늘일지 줄일지 판단 할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 글에서 우리도 유태인들처럼 저녁 식사 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경제를 논해야 한다고 역설한 적이 있다. 어릴적부터 맥 도날드나 디즈니 랜드의 상품과 주식을 가지고 논해야 한다고 주장한 유명한 경제학자의 깊은 뜻은 다 못 쫗아 가더라도 아이들과 놀아줄 틈도 없이 피땀 흘려 모은 자산의 가치는 지켜야 할 것이다.

지난주 국채가 모기지 채권 시장에까지 개입하면서부터 인플레이션이 다가올것이라며 경고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의 가장 부정적인 부분은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고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즉 물먹은 소를 비싼 가격에 사야 한다. 미국 정부가 화폐를 찍어내고 구제 금융의 명목으로 시중에 돈을 풀어 소비를 활성화 시킬려고 노력하고 있다. 쉴세없이 찍어 나오는 지나친 화폐량의 증가는 인플레이션을 유발시켜 우리 가계의 실질소득이 감소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지금10불의 가치와 인플레이션후의 10불 가치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것이다. 현금 선호와 예금 선호로 머물고 있으면 자산 가치는 떨어질수 밖에 없어지는것이다. 지난 80년대 초의 금리 정책과 실질 경제와의 괘리로 인해 우리가 실제로 겪었던 모기지 이자 18%가 지나친 인플레이션의 교훈이었음을 기억하자.

경제도 유행처럼 다시 돌아오는것일까? 과거를 돌이켜 교훈을 얻을수도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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