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내용의 복음 찬송이 있습니다.

“매일 곁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그들에게 나는 무엇을 줄 수 있는가?
그들의 그 공허한 눈빛을 무엇으로 채우나?
그들은 모두 각각 자기의 고통과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소리 죽여 울고 있는 사람들, 그들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주님이시다.
그들은 모두 주가 필요하다.”

어느 날 무심코 길을 가다가, 내 곁을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의 공허한 눈빛을 문득 느껴보신 적이 있으시나요?
외로움 속에 숨죽인 그들의 울음소리를 들어보셨나요?

혼자 길을 걷는 나그네처럼 사람들은 모두 외롭게 길을 갑니다.
삭개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부와 지위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의 비난과 조롱을 받으며 고독 속에 숨죽여 울며 사는 사람입니다.
그는 외로웠습니다. 돈과 지위가 그를 만족시킬 수 없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어른으로서 그것도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 뽕나무 위로 올라가는 일은 정말 창피한 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목마름과 허무가 너무 커서 견딜 수 없었습니다.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예수님을 한번 뵙고 싶었습니다.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길에 여리고를 거쳐 지나가시던 예수님은 삭개오 곁을 그냥 지나가셔도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외면하는 죄인이었습니다.
괜히 만나서 사람들을 자극하는 것을 피하시는 것이 더 편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삭개오를 외면하실 수 없으셨습니다.
그분이 이 땅에 온 것은 바로 삭개오 같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눅19:10).”이었기 때문입니다.

죄인을 만난다고 사람들은 수군거렸지만 예수님은 개의치 않으셨습니다.

얼굴 뒤에 숨겨진 지치고 외로운 모습을 봅시다.
꾸민 웃음 뒤에 공허한 마음을 감추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봅시다.

그들을 지나치지 말고, 목장에 초청합시다.
그들이 목장에 처음 방문하는 것은 어른이 뽕나무에 오르는 것처럼 부끄러운 일이겠지만, 예수님을 만나려면 그들에게 그런 결단이 필요합니다.
그들을 교회에 초청하여 예수님께 인도합시다.
나와 교회는 세상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을 찾아 구원하기 위해 이 세상에 남아있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예수님은 그들을 만나기 원하십니다.
그들의 공허를, 그들의 목마름을 생명의 구원으로 가득 채워주기 원하십니다.

지금 우리는 종려주일, 고난주간, 부활주일을 지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삭개오 같이 외롭게 살아가는 죄인인 우리를 찾아오셨습니다.
죄에서, 죄가 가져오는 고통과 고독에서, 사망의 권세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우리의 죄를 지고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셨습니다.
이 절기에 우리도 우리를 찾아오시고 만나신 예수님처럼, 매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을 다시 바라봅시다.
그들을 초청하여 예수님께 인도합니다.
그들에게도 나에게 주셨던 놀라운 구원을 베풀어주실 것입니다.